‘파격과 상통’…두 작가가 빚은 새로운 형상언어 속으로
이인수 기자 gsm333@hanmail.net https://www.ksmnews.co.kr/news/view.php?idx=619609[경상매일신문=이인수기자]권정호미술관이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25일까지 기획전 ‘파격상통(破格相通): 새로운 형상언어를 향하여’를 개최한다.
미술관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2026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명작산실 전시지원사업에 선정된 전시로, 한국 현대미술에서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한 박광호(1932~2000)와 김차섭(1940~2022)의 작품을 함께 조명한다.
전시는 두 작가가 기존 미술의 관습적인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축해 간 과정을 ‘파격’과 ‘상통’, ‘형상언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는 연구형 기획전으로 마련됐다.
박광호는 6·25전쟁 이후 시대적 경험과 개인의 내면을 작품에 담으며 다양한 조형 실험을 이어간 작가다. 초기에는 큐비즘 등 여러 미술 양식을 탐구했으며 이후 구(球)와 오브제, 문자와 성적 이미지 등을 작품에 도입해 초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김차섭은 1940년 일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경북 경주 일대에서 성장했다.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1960년대 후반 한국 전위미술 운동에 참여했으며 미국으로 건너가 판화와 회화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초기에는 기하학적 조형과 판화에 집중했으나 1980년대부터 회화로 작업 영역을 넓혔다. 이후 자신의 정체성과 역사, 문명 등을 주요 주제로 다뤘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한반도와 세계 지도를 새로운 방향에서 바라보는 작업 등을 통해 기존의 시각과 공간 질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미술관은 두 작가의 삶과 작품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기존의 예술적 관습과 사회적 인식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권정호미술관 제1·2·3전시실에서 각각 다른 주제로 구성된다.
4층 제2전시실에서는 박광호의 작품과 드로잉,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3층 제1전시실에서는 두 작가의 대표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박광호의 ‘초현실과 성(性), 생명성의 이미지’와 김차섭의 ‘역사와 문명을 향한 회화적 사유’를 비교해 두 작가의 차이와 공통된 문제의식을 조명한다.
지하 1층 제3전시실에서는 김차섭의 드로잉과 각종 아카이브 자료를 소개해 작품에 나타난 철학과 조형적 사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개막일인 9월 2일 오후 2시30분에는 미술관 5층 교육실에서 전시 연계 학술심포지엄도 열린다.
박광호를 주제로 미술평론가이자 2023 대구현대미술제 예술감독을 지낸 김영동이 발표하고 박민영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기획팀장이 토론에 참여한다.
김차섭에 대해서는 정연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미학박사 남인숙이 토론자로 나선다. 심포지엄 사회는 김진혁 석재기념사업회장이 맡는다.
권정호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단순한 작품 소개에서 벗어나 작가 연구와 자료 수집·아카이브 구축을 결합한 연구형 전시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박광호와 김차섭이 기존의 틀을 넘어 새로운 표현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전시”라며 “지역 미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기록이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