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 코발트
5일 은암미술관서 개막식·콘퍼런스
광주·대구·제주 작가 15인 참여
10월 항쟁 저항·민주주의 기억 연대

 

강요배 作 ‘코발트’(450x450㎝, 아마천, 아크릴릭, 코발트, 피그먼트, 2021)

광주·대구·제주의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국가폭력과 민중저항의 기억을 공유하고 연대의 언어로 풀어내는 전시가 펼쳐진다.

한국 현대사의 국가폭력과 민중 저항의 기억을 예술로 풀어내는 대규모 기획전 ‘2025 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 코발트’가 오는 27일까지 은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달빛연대’라는 이름은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상징을 품고 있다. 두 도시가 공유한 국가폭력과 민중저항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예술적 저항의 정신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엮어낸다. 여기에 제주 작가들의 참여는 지역 간 연대의 지평을 더욱 넓힌다.

전시 제목 ‘코발트’는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기억을 상징한다. 동시에 코발트 블루는 저항과 자유, 젊음과 순수의 색이다.

권정호 作 ‘무제’(181.8x227.3㎝, Acrylic on canvas, 1996)

이번 전시는 10월 항쟁, 제주 4·3, 보도연맹 사건, 광주 5·18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항쟁을 예술로 재해석하며, 국가폭력의 반복 속에서 저항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긴다.

광주(김화순, 박성완, 이세현, 주홍, 하성흡, 홍성담), 대구(권정호, 정하수, 최수환, 김미련, 김병호), 제주(강요배, 박경훈, 박진희, 양동규)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 15명이 참여해 회화, 설치, 퍼포먼스,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로 저항의 기억을 풀어낸다.

‘2025 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 코발트’가 오는 27일까지 은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전시장 내부 모습.

참여 작가들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10월 항쟁과 보도연맹 학살 사건의 현장을 직접 답사했다. 대구역 인근, 가창골, 경산 코발트광산 등에서의 ‘추체험’을 통해 역사적 진실을 예술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러한 현장 경험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김미련과 김화순의 영상 작품은 항쟁의 발발과 확산을 조명하며, 강요배의 ‘코발트’는 수직갱도에 갇힌 희생자들을 푸른 빛으로 호명한다. 정하수와 최수환의 회화는 1980년대 민중미술의 정신을 계승하며, 김병호는 전태일과 노동의제를 통해 저항의 계보를 이어간다.

‘2025 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 코발트’ 포스터.

5일 오후 2시에는 전시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최승호 경산신문사 발행인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김준기, 양진호의 발제와 박경훈, 최수환, 하성흡의 토론이 이어진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개막식과 함께 ‘노래모임 새벽광장’의 공연이 펼쳐져 광주정신을 담은 노래 ‘광주여 무등산이여’, ‘맹서하는 깃빨’, ‘빛의 혁명가’ 등이 전시의 서사를 더욱 깊게 만들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30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10월항쟁예술제’와도 연계된다. 광주와 대구의 예술가들이 함께 국가폭력과 저항의 역사를 공유하며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향한 공동 실천의 장을 마련한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